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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빛 피부색을 강조한 유화 작품 ''''자화상''''으로 잘 알려진 작가 변웅필(37)이 연필과 수채 물감을 이용한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대형 캔버스 화면 가득 민머리(대머리) 얼굴만 그리는 작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서일까? 8일~26일 인사동 두아트갤러리에서 전시되는 그의 드로잉 작품들은 특유의 작품 스타일을 살짝 빗겨간 새로운 도전처럼 보인다.

 

 [작가 변웅필이 두아트갤러리의 벽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드로잉은 그동안 제가 계속 해온 작업입니다. 머리 없는 ''''자화상'''' 유화 작품이 많이 알려지는 바람에 이번 전시가 변신처럼 비쳐질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에요. 유화 ''''자화상''''의 근간이 바로 이 드로잉 작품들이거든요.''''

 

드로잉 작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자화상''''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드로잉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성별도 알 수 없고, 이목구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하나같이 못생긴 얼굴이다.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치마를 입었다고 해서 여성으로 구분지을 수도 없다. 머리카락 없고, 옷도 안 입은 자연적인 본연의 모습으로 인간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것. 즉 남녀노소 구분 없는 인간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게 그가 추구하는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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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 제목도 연관성은 없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그려넣고 떠오르는 장면을 제목으로 붙이는 식이다.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관람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그는 ''''관람객들에게 내가 지금 무얼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자화상''''도 제 모습이 아니에요. 나를 모델로 삼았을 뿐 내가 아닌 거죠. 실제로는 제가 대머리가 아닌 것처럼요. 하하하….''''

 

그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대머리인 줄 알았는데…''''라는 인사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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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작가는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과 조각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96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미술대학에서 공부하는 등 그곳에서 10여년간 작품 활동을 벌여온 그는 스티로폼으로 거대한 인물 조각을 만들어 독일 현지에서 화제를 뿌렸는데, 이 작품은 뒤셀도르프 행정대법원에 전시돼 있다.

 

150호 크기의 작품 두 개를 합친 대형 ''''자화상''''은 얼마전 중국에서 고가에 낙찰되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리면서 채우는 게 아니라 지워내는 제 스타일이 작가로서의 강박관념의 표현일 수도 있어요. 유화나 드로잉뿐만 아니라 앞으로 조각도 전시해 다양한 작품을 관람객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