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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웅필씨 갤러리 현대서 개인전


유리창에 대고 일그러뜨린 듯한 얼굴을 마술처럼 포착했다. 머리카락과 눈썹,수염이 없는 얼굴은 마치 거울이나 카메라 렌즈 혹은 우물에 반사된 이미지처럼 서로를 비춰낸다.


희망과 절망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초상을 사실적으로 잡아낸 변웅필씨(39)의 '한 사람으로서의 자화상'이다. 일상 업무와 스트레스로 부대끼는 샐러리맨의 얼굴을 독특한 구도로 묘사하는 변씨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현대에서 26일까지 개인전을 갖는다. 독일에서 10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6년 귀국한 변씨는 그동안 대도시의 평범한 직장인 얼굴을 뛰어난 묘사력으로 화폭에 담아냈다. 변씨는 일군의 젊은 작가 중 얼굴을 다루는 솜씨에 있어선 단연 발군으로 꼽힌다. 또 드라마틱한 형상과 충격적 해석,사실적이면서 섬세한 붓질도 그의 그림에 빨려들게 하는 요소다.

 

작가는 자신의 초상을 사진으로 찍고,그걸 투명한 유리판에 누르거나 손으로 밀어 일그러뜨린 뒤 화폭에 그린다. 또 하나의 특징은 사회적 계층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예컨대 눈썹,머리카락,옷,수염 등을 모두 없앤다는 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시로 마주치는 평범한 얼굴들이 작가의 붓질을 거치면 감각적인 화면으로 변모한다.

 

"내 그림의 주제는 먼 곳이 아닌 일상,그 자체에서 출발한다. 특히 하루 하루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의 얼굴은 언제나 큰 영감을 준다. 도시의 번잡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얼굴 표정을 남기고 싶었다. " 변씨는 자신의 미학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한 사람으로서의 자화상 1과 4분의 1'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병풍처럼 펼쳐진 얼굴 작품을 각기 다른 크기로 두 점씩 묶어 모두 32점을 만날 수 있다. (02)519-08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