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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김현수.변웅필展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일그러진 얼굴을 그리는 작가 변웅필(39)과 정교한 표현력으로 신화적인 인체상을 만드는 김현수(33)는 둘 다 1970년대생 작가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얼굴을 작품화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개인전이 각각 갤러리현대 강남점 2층과 3층에서 26일까지 열린다.
공식적인 전시 개막일은 김현수가 2일부터, 변웅필이 7일부터이지만 이미 작품 설치가 완료돼 있어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조각으로 태어난 판타지'-김현수 개인전
3층에 차려진 김현수의 개인전 공간에 들어서면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68) 감독의 '원령공주'가 떠오를 만큼 신화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있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듯 자신의 머리에 난 뿔을 부러뜨리는 미소년이 심각하게 서 있고 맞은 편에는 하체는 사슴, 상체는 인간인 반인반수의 여성이 안쓰럽게 이를 바라본다.
또 인어 가족을 형상화한 '머메이드' 조각 시리즈도 놓여 있고 그의 상징적인 작품이 된 잠자리 날개를 단 요정같은 청년 조각도 있다.
이 조각들은 폴리에스테르 레진이라는 일종의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해 틀로 떠낸 것들이지만 살갗에 비치는 실핏줄이나 한올 한올 심은 머리카락 등 너무나 정교한 표현 작업으로 마네킹과는 차원이 다른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판타지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작가의 손에 의해 신화의 주인공들이 입체로 태어난 셈이다.
홍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김현수는 "대학 재학 때부터 사실적인 인체 조각 작업을 좋아했다"며 "저를 닮은 조각은 제가 살이 쪘다기보다는 실물보다 이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작품 구상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과 간단한 그림들도 함께 전시된다.
◇'특징이 없어 특징적인 자화상'-변웅필 개인전
"에디션이 있는 사진이나 판화와는 다른 회화의 특징인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죠. 크기가 다른 똑같은 이미지라도 각각의 작품이 회화의 아우라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2층에 차려진 변웅필의 전시공간에서는 표정이 다른 '한 사람으로서의 자화상' 시리즈 16쌍, 32점의 유화 작품이 함께 선보인다.
16점은 90×75㎝크기이고 나머지 16점은 이의 4배인 180×150㎝크기다. 크기만 다를 뿐이지 그림이 담고 있는 표정은 쌍을 이룬다.
그는 2002년부터 자신의 얼굴을 그리며 눈썹, 머리카락, 옷 등 사회적인 신분이나 인종같은 특징을 최대한 삭제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려 평소의 표정도 지운 초상화를 그려왔다. 이를 통해 초상화에 그려진 주인공은 불특정한 인물이 된다.
독일 유학 시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한다.
그래도 작가를 본 적이 있다면 그림 속 인물의 눈동자에서 작가 자신을 그린 초상화임을 알아챌 수 있다.
최근에는 유명 여가수를 모델로 자화상과 같은 방식에 맞춰 눈썹과 머리카락을 지운 그림도 그려봤다고 한다.
☎02-519-0800. (사진설명 = 작가 김현수와 그를 닮은 조각 작품. 김현수의 전시공간. 변웅필과 그를 닮은 회화 작품. 변웅필의 전시공간)